해방의 엑소시즘
현대인에게 노동은 패러독스이다. 산업화 이후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노동은 생존을 위한 필연이었고,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런데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중산층 계급이 등장하여 교육이 사회적으로 중요시되면서 학생이라는 새로운 신분이 탄생했고, 노동자 계급에게 일시적 비노동 상태로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학생 신분의 등장은 노동의 필연성을 흔들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서 친구를 사귀고, 지식을 학습하지만 생존을 위한 노동은 하지 않아도 되는 그 애매모호한 상태가 인간에게 노동하지 않는 삶을 꿈꾸게 한 것이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고 고학력 백수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사회는 노동하지 않음을 정상이라 하지 않는다.